학폭 피해자 표예림, 유튜브 공개된 가해자 신상
표예림, 공론화 위해 인터뷰·국민동의청원도
학폭 피해 직접 증거로 채택되지 않은 '진술서'

사진=학교폭력 피해 사실 공론화를 위해 갖가지 노력을 했던 표예림 씨/유튜브, BBC코리아
사진=학교폭력 피해 사실 공론화를 위해 갖가지 노력을 했던 표예림 씨/유튜브, BBC코리아

MBC '실화탐사대'에서 인터뷰를 한 이후, 공론화를 위해 국민동의청원과 여러 인터뷰 등 갖가지 노력을 했던 표예림 씨의 학교 폭력 피해 사실이 낱낱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 유튜브에는 '표예림 동창생'이란 채널명으로 학폭 가해자들의 신상과 근황을 공개하는 영상이 게시됐습니다. 

개명한 사실이 포함된 신상정보도 공개됐습니다. 군무원, 미용사, 필라테스 강사 등 가해자들은 일반적인 일상생활을 하고 있었죠. 

학폭 피해 표예림, 동창생이 폭로

지난달 2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서 학교폭력 피해 사실을 고백한 표예림 씨의 목소리가 마침내 더 큰 주목을 받게 됐습니다. 

앞서 표예림 씨는 '실화탐사대' 인터뷰에서 12년 동안 학교폭력을 당한 사연을 공개했던 바 있습니다.

사진=표예림 씨가 학교 폭력 가해자와 나눈 문자 내용/MBC
사진=표예림 씨가 학교 폭력 가해자와 나눈 문자 내용/MBC

당시 표예림 씨는 뻔뻔하게 잘 살고 있는 가해자들과는 달리,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하고 자책하며 사는 자신의 상황이 억울하다고 느낀 후 용기를 내 가해자들에게 연락을 취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돌아왔던 답변은 "나는 널 지금 스토커처럼 느끼는 중이다. 그냥 네 인생 살아 제발, 뭐 요즘 나오는 드라마 보고 뽕에 차서 그러냐. 네가 뭐 표혜교냐?"였다고 하죠. 

사진=12년 동안 학교 폭력을 피해를 당했다는 표예림씨의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유튜브 채널 '표예림 동창생'
사진=12년 동안 학교 폭력을 피해를 당했다는 표예림씨의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유튜브 채널 '표예림 동창생'

해당 가해자들의 신상이 현재 인터넷상에 퍼져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14일, 유튜브에 '표예림 동창생'이라는 이름의 계정을 쓰는 인물이 등장해 '학교 폭력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시했죠.

채널 운영자는 "학폭 피해자 표예림 가해자 신상을 공개하겠다. 예림이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지속적으로 A 씨, B 씨, C 씨, D 씨가 속한 일진 무리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심지어 "가해자들은 예림이 어깨를 일부러 부딪혀 넘어뜨리고, 머리채를 잡고 변기에 머리를 박게 했고 뺨을 때리고 발로 차는 폭력을 행사했다"라고도 주장했죠. 

사진=12년 동안 학교 폭력을 피해를 당했다는 표예림씨의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유튜브 채널 '표예림 동창생'
사진=12년 동안 학교 폭력을 피해를 당했다는 표예림씨의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유튜브 채널 '표예림 동창생'

이어 "예림이는 아직까지 고통받으며 사는데 가해자들은 잘 살고 있다. 더 이상 예림이의 아픔을 무시할 수 없어 익명의 힘을 빌려 가해자들에 대한 신상을 공개한다"며 그들의 졸업사진과 신상 정보 등을 낱낱이 공개했습니다. 

사진=12년 동안 학교 폭력을 피해를 당했다는 표예림씨의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유튜브 채널 '표예림 동창생'
사진=12년 동안 학교 폭력을 피해를 당했다는 표예림씨의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유튜브 채널 '표예림 동창생'

그러면서 왕따를 주도했다는 인물은 육군 군무원으로 근무 중이며, 다른 가해자 중 한 명은 미용사로, 또 다른 가해자는 남자친구와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개명까지 했다는 인물의 정보까지 공개했죠.

학폭 가해자를 대한 사장님의 태도

해당 영상이 공개된 이후, 300만이 넘는 조회 수와 수만 개의 댓글이 달리며 "가해자 모두 엄벌을 받길 바란다" "청원 3만 넘었다. 다들 꼭 청원 부탁드린다" "본인이 뿌린 씨앗은 본인이 거두게 돼있다. 표예림 씨 힘내시라" 등 분노가 담긴 반응과 표 씨와 해당 영상을 공개한 채널 운영자에 대한 응원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진=미용사로 근무하던 표예림 씨 학폭 가해자의 점주가 올렸던 입장문/온라인커뮤니티 
사진=미용사로 근무하던 표예림 씨 학폭 가해자의 점주가 올렸던 입장문/온라인커뮤니티 

또 다른 반응도 있었습니다. 지난 18일엔 가해자의 직장으로 알려진 창원 모처의 헤어숍 점주는 "이번 표예림 씨 학교 폭력 사태로 지목된 직원은 사건을 인지한 뒤 바로 계약 해지 조치하여 현재 매장에 출근하지 않는 상태"라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해당 점주는 "본사 차원에서 이번 사건에 대하여 심각하게 검토 중인 것 같다. 계약 해지와 별도로 브랜드 실추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가해자로 지목된 직원에게 별도 법적 조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하기도 했죠. 

사진=12년 동안 학교 폭력을 피해를 당했다는 표예림씨의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유튜브 채널 '표예림 동창생'
사진=12년 동안 학교 폭력을 피해를 당했다는 표예림씨의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유튜브 채널 '표예림 동창생'

그러면서도 "단연코 (학교폭력) 사실을 알았으면 채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력서와 자격증으로 면접을 보고 직원을 채용함에 있어서 이런 일이 생길 줄 꿈에도 몰랐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론 뿌린 씨앗이 화가 되어 가해자에게 돌아간 모양입니다. 게다가 현재 육군 군무원이라고 알려진 가해자의 신상도 공개된 상황이기에, 육군 내부에서도 또 다른 조짐이 보일 전망입니다. 최근 들어 육군도 성폭행 파문이 연이어 터지고 있는 상황이기에 새롭게 제기된 '학폭'과 관련해선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 상황이죠.

표예림 씨가 공론화를 위해 한 노력 

표예림 씨는 앞서 자신의 학교폭력 피해 사실을 알리면서도 '공론화'에 굉장한 노력을 해온 바 있습니다. 

표 씨는 먼저 MBC '실화탐사대'에 제보를 통해 인터뷰도 했을뿐더러,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표 씨는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그동안 올린 게시글은 세 차례나 됩니다.

사진=12년 간 지속적으로 학교폭력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표예림씨의 국회 국민동의청원/국회 국민동의청원 갈무리
사진=12년 간 지속적으로 학교폭력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표예림씨의 국회 국민동의청원/국회 국민동의청원 갈무리

가장 최근인 7일 올린 청원글 이전엔 모두 5만 명의 국민 동의 수를 채우지 못했습니다만, 현재 도마에 오른 '표예림 학폭 가해자'들의 신상이 공개된 상황 속 언론보도와 여론의 움직임을 생각한다면 '국회의 응답'은 정해진 결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표 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앞서 '학교폭력 가해자들의 근황'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15일과 19일엔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의 인터뷰를 거쳐 충격적인 사실도 공개했죠.

사진=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와 인터뷰를 가졌던 표예림
사진=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와 인터뷰를 가졌던 표예림

선생님들에게 도움을 받은 적이 있냐는 물음에 표 씨는 "없다. 저희 아버지께서 '12년간 모르셨다'고 하지 않았냐. 첫 번째로 학교에서 학교에서 전화가 오지 않았다. '애가 맞았다' '학교에 적응을 하지 못한다' 등의 이야기 조자 없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사진=학교 선생님이 앞에 있어도 가해 학생들은 표예림 씨를 폭행했다고 한다/유튜브 '카라큘라'
사진=학교 선생님이 앞에 있어도 가해 학생들은 표예림 씨를 폭행했다고 한다/유튜브 '카라큘라'

또한 "다른 학생이 저를 불러서 약 10분간 때렸을 때도 저희 부모님은 모르셨다"고도 밝혔습니다.

인터뷰에 등장한 표 씨의 동창생은 이와 관련해 "그 일이 크게 안 됐던 이유는 당시 학주(학생주임) 선생님이 걔네(가해자들)랑 친했다. 그래서 사고 같은 것도 무마시켰던 것 같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학교 폭력의 '직접 증거'로 채택되지 않은 동창생들의 진술서

표 씨는 학교 동창 14명으로부터 학교폭력 진술서를 받아내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BBC와의 인터뷰에서 표 씨는 "저는 제가 피해를 입었다고 하면 경찰이나 다른 분들이 내 피해 사실을 입증해 줄 줄 알았다. 근데 현실은 그게 아니었다. 내가 피해를 당했다는 증거를, 피해자인 제가 일일이 찾아서 가져다줘야만 했다"고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사진=표예림 씨가 동창생들에게 받아낸 진술서/BBC코리아
사진=표예림 씨가 동창생들에게 받아낸 진술서/BBC코리아

문제는 동창생들에게 연락해 받아낸 진술서가 '직접 증거'로 채택되기에 부족했다는 점이었죠. 예림 씨가 국민청원으로 눈을 돌린 이유는 공소시효 자체가 학교폭력을 당한 기간보다 짧았다는 데 있었습니다. 

실제 학교폭력 공소시효는 '현행 학교폭력 관련법'에 명시돼 있지 않기 때문에 형법상 폭행죄는 5년, 일반상해죄는 7년, 특수상해죄 10년, 강제추행 10년 등을 적용하고 있다고 하죠. 

피해자가 피해 증거를 직접 수집해야 하고, 심지어 법적인 절차 안에서는 가해자의 부모와 법률 대리인들이 진술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 혹은 피해자 대리인은 진술할 권리조차 없다는 것이 현행법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죠. 

사진=학교폭력 피해 사실을 공개한 표예림씨/유튜브
사진=학교폭력 피해 사실을 공개한 표예림씨/유튜브

그동안 연예계에서도 '학교폭력 고발'은 꽤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명예훼손'이라는 명목하에 법정 싸움까지 가기도 했습니다. 물론, 공익적인 목적이 있었다고 인정되는 경우엔 아무리 피해자의 고발로 '연예인의 이미지'가 실추됐다 하더라도 명예 훼손이 성립되지 않기도 했습니다.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증명해야 하고 가해자에게 법익이 돌아가기도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서, 표예림 씨가 그동안 묵묵히 싸워왔다는 점이 여론을 움직인 근본적인 힘이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드는 것은 씁쓸하면서도 안타까운 현실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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